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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슈] 계좌이동제 시행과 그에 따른 영향 : 수익성을 찾기 위한 은행의 시도

By Seong Geon, Cho | 2016-3-20
은행1 최근 계좌이동 변경 건수가 200만건 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계좌이동제 2단계 시행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은행권 내에서 큰 화두로 자리잡은 계좌이동제란 무엇일까? 계좌이동제란, 계좌를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더 쉽게 얘기하자면, A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가던 휴대전화 요금을 B 은행 계좌로 바꾸는 과정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제도이다.  물론 제도의 도입 이전에도 자동이체 계좌를 바꿀 수 있었지만 번거로운 과정이 있어 쉽게 변경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계좌이동제 도입 이후 은행 창구에서도 계좌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계좌를 이동·해지·변경을 함에 있어 이전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1] 은행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개인의 은행 계좌는 2억 3,000만 개이고, 국민 1인당 평균 5.4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600만 개의 계좌는 3년 이상 사용한 적이 없고, 잔고가 아예 0원인 계좌도 2,700만 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좌 개설 및 통장 발급이 쉽고, 즉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각종 자동이체나 결제 계좌가 이 은행 저 은행 흩어져 있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계좌를 줄이고 여러 개의 계좌보다는 하나의 계좌로 통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 때문에 개인이 가입한 계좌 모두를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온라인이나 은행 창구를 통해서 자동이체 계좌를 주거래 은행의 계좌로 한꺼번에 옮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게 되었다.

계좌이동제는 올해 처음 시행된 것은 아니다. [2] 작년 7월 계좌이동제 1단계가 처음 시행되었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페이인포’라는 전용사이트에서 자신의 자동이체를 조회하고 불필요한 것을 해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어 2단계는 작년 10월 30일부터 시행되었고, 이 때 본격적으로 자동이체를 다른 은행 계좌로 옮길 수 있게 되었지만, 페이인포 사이트에서만 가능했다. 2016년 2월 26일 시행된 계좌이동제 3단계는 은행에서도 계좌이동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이 확대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은 물론 창구에서도 고객들 본인의 자동이체를 한 눈에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이를 바꿀 수 있게 되었다. 2단계 계좌를 변경한 자동이체 건수가 48만 건이었던 반면 3단계 시행 이후 (2월 26일~3월 10일 기간) 변경건수가 155만 건을 기록. 특히 이 중 90% 이상이 은행 창구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계좌이동제를 이용한 고객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선, 자신이 알고 있지 못했던 자동이체 및 결제 계좌를 한 눈에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 그 계좌들을 자신이 원하는 은행의 계좌로 이동시키거나 해지하는 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란 사람이 여러 은행에 연결된 자동이체 및 결제 계좌를 확인하고 싶을 때 가까운 은행이나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러 은행에 연결되어 있는 자동이체 계좌를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은행으로 한꺼번에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각 은행에서 또한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3] KB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와 제휴, 거래실적에 따라 매월 데이터를 주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출시할 예정이고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요건을 대폭 완화해주는 ‘KB 원 컬렉션’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SKT와 제휴하여, SKT이용자가 가입하면 우대금리와 요금별 기본 데이터의 50%를 3개월간 더 주는 데이터특화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EB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 카드 등 계열사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NH 농협은행은 NH주거래우대통장에 가입하면 농협은행과 지역농축협의 전국 2만 6,000여개 CD/ATM 기에서 월간 한도 제한 없이 무제한 수수료 면제 등을 혜택으로 제공한다.

 

  • Journalist’s Opinion

현재 은행들은 ‘ISA’와 ‘계좌이동제’ 라는 두 개의 큰 틀 안에서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계좌이동제와 ISA 모두 민간 금융회사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한 제도나 상품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추진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4]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계좌이동제를 통해 자동이체가 연결된 요구불예금 잔액이 늘면, 정기예적금에 비해 요구불예금의 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관리 비용이 적어지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이라 밝혔다. 또한 ISA가 1인 1계좌로 가입되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서 ISA를 가입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계좌이동제에 ISA까지 더해져 은행권 주거래 소비자 수에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자동이체 건수는 8건(2015년)이다.  대표적인 자동이체로는 휴대전화 요금이 있고, 신문구독료 상하수도세, 전기세, 수도세 등 다양한 부분에서 자동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인이 가입되어 있는 계좌 모두를 은행에 상관없이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모르고 있던 휴면 계좌나 자동 이체 계좌를 쉽게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은 고객의 입장에서 편리한 제도이다. 편리함을 무기로 계좌이동제를 통해 주거래은행이라는 인식이 고객들 사이에서 확립되면 ISA 가입 또한 주거래 은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은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은행은 저금리 시대에 따른 낮아진 수익성을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예금은행의 총 수신금리는 1.39%, 총 대출금리는 3.54%로 예대마진은 2.15%이다.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약 3조 5,000억원으로 전체 보험사 6조 3,000억원의 절반 수준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는 저금리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앞으로 저금리와 저성장의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서 계좌이동제는 의미 있는 시도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려해야 할 점은 은행권 내에서의 지나친 경쟁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은행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은행의 입장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제 살 깎아먹는’는 전략은 수익성을 보완하고자 하는 원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자.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일본 은행의 경우 탈예대마진 경영으로 수수료 수익 증대를 목표로 수익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그런 결과 2014년 기준 국내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이 12.1%인 반면 일본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23.4%를 기록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일본 은행들은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기업고객의 경우, 신디케이트론 주관 수수료, 유동화 관련 수수료 등 대출업무관련 수수료 수익 비중을 증대해 나갔다. 또한 개인고객의 경우 투자신탁, 연금 및 보험 상품 판매 등 판매 수수료를 확대하여 전체 수익 중 수수료 수익 비중을 높여 나갔다. 이러한 전략은 저금리 시대에서 예대마진으로는 더 이상 은행의 수익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버려야 함을 의미한다. 과도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은행 스스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ISA를 통해 보았듯이 다양한 산업 내의 은행의 먹거리 찾기 전략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1] 전국은행연합회 www.kfb.or.kr

[2] 한국은행 www.bok.or.kr

[3] 한국경제신문 www.hankyung.com

[4] 중앙일보 new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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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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