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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불 붙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 위태로운 배수의 진

By Byung Wook, Koo | 2016-03-18

 

경제1 지난 3월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례없는 경기부양책이 쏟아져 나왔다. 작년에 주요 중앙은행 중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이후 또 다시 ECB 예금금리를 종전 -0.3%에서 -0.4%로 전격 인하한 것이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00%, +0.25%로 인하하고 월간 양적완화 규모 역시 200억유로(26조3400억원)만큼 추가 확대하기로 결정, 총 800억유로(105조원)에 달한다. 비록 모럴해저드를 우려하여 은행채는 제외하였지만 연내 비은행기업의 유로화표시 회사채를 매입 대상에 포함하여 보다 공격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4년만기 LTRO(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을 올해 6월부터 2차 가동하여 은행권에 대한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유로존 GDP 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목표 역시 0.1%로 낮추면서 저조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표출하였다. [1]

올해 들어 유럽 보다 앞서 아시아 주요 경제국가인, 중국과 일본이 과열된 경기부양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월 29일, 일본 구로다 BOJ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끝난 후, 민간은행이 BOJ에 예치하는 자금에 대한 연 이자를 종전 +0.1%에서 -0.1%로 전격 인하하였고, 연간 80조엔(800조원 가량) 규모의 국채 매입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상의 조치에는 9명의 위원 중 5명 만이 찬성하여 BOJ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저조한 경제지표가 깔려있다. 일본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0.00%로 4개월 만에 다시 제로수준으로 하락하고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0.7%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BOJ가 3년 전부터 “2년내 물가 2% 상승”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추세반전을 일으키고자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1]

중국은 지난 2월 29일, 4개월 만에 작년 2월 이후 5번째 지급준비율 인하를 공표하였다. 종전대비 -0.5%pt 하향 조정한 17%로서 지준율 인하 소식 직후, 달러/위안화는 약세를 띄었다. 이번 정책을 통하여 총 7000억위안(132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파생효과까지 고려하면 1조5천억위안(283조원)의 유동성 공급효과에 이른다. 연초 두 차례의 서킷브레이커 직격탄을 맞은 중국 증시가 여전히 강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수출과 제조업 분야의 부진이 지속적으로 확인되는 것에 따른 조치이다. [1]

비록 3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기준금리 동결로 발표가 났지만, 글로벌 경제의 회복 추이에 따라서 국가별 중앙은행이 어떤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더불어 현재까지 시장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ECB 추가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미래 결과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들의 향후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Journalist’s Opinion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은 고강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지난 1월 BOJ의 마이너스 금리 결정이 다소 예상과 어긋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과 결부 지어,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저물가, 저성장 국면의 유로존과 상당히 유사한 경제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오히려 엔화 가치 강세와 증 시 하락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29일, BOJ 발표 직후 2일 간 닛케이지수는 823.78pt 급등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으나 3월 18일 기준 16,724.81로 그 효과가 금새 사라졌다. 엔/달러 또한 1월 29일 전일대비 +2.66엔 상승하며 대폭 하락하였으나 3월 18일 기준 111.38엔으로 강세를 지속 중이다. [2]

이렇게 가시적으로도 BOJ 조치가 전혀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 측면으로 풀이된다. 먼저 BOJ가 강력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취하는 것 이외에 별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시장이 예측 가능하였다. 현재 일본의 국가부채가 GDP의 250%를 육박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가 내걸고 있는 소비세율 추가 인상은 부진한 경기회복 탓에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차 소비세율 인상이 또 다시 연기된다면 아베노믹스 정책 추진에 차질이 생길 것이며 이는 구로다 총재를 비롯한 경제 내각이 손 놓고 있경제2 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엔화가치가 그 동안의 아베노믹스 조치로 상당히 낮아진 상태이다.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으로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국 통화가치의 약세를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이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13년 1월 초, 엔/달러가 87.78엔에서 올해 3월 초 113.49엔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 증가로 엔화 강세를 띠고 있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추세는 여전히 하향세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으로 일본의 대외 수출 규모는 내수시장 경제규모보다 작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GDP 대비 상품/서비스 수출 비중은 10% 중반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즉, 환율 효과에 따른 경기부양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자국민들의 소비 성향을 증가시켜야 하지만, 단순히 시중은행이 BOJ에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부과하여서는 이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3]

일본과 유럽이 각각 처한 경제 상황이 유사하지만 역사적인 경과와 그 원인을 서로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ECB가 주요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였음에도 재차 같은 조치를 실행한 것은 더 이상 ECB 조차 뾰족한 수가 없음을 반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향후 ECB 물가지수와 산업생산 지표가 어떻게 변할지 의문이다.

 

 

[1] 연합뉴스, http://yonhapnews.co.kr

[2] 매일경제, http://www.mk.co.kr

[3] 세계은행, http://www.worldbank.org

 

 

Key Terminology

  • TLTRO(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 Target 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의 준말로서, 시중은행들이 비금융권 기업에 대한 대출을 실시할 때 ECB가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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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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