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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트럼프 정부와 프리덤 코커스

By Jong Seon Yeom | 2017-04-01

프리덤 코커스_메인 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큰 주목을 받았던 트럼프정부의 첫 입법안인 AHCA(American Health Care Act, 이하 트럼프 케어)가 하원 표결 30분을 앞두고 철회됐다. 당초 23일로 예정되었던 하원 표결은 당내 강경보수파와 중도파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명일로 연기되었으나, 끝내 하원에서의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그 중에서도 30여명으로 구성된 강경 보수파 프리덤 코커스(Freedom Cuacus) 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는데, 이들은 트럼프 정부와 정책적으로도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첫 입법안을 무마시켰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프리덤 코커스는 과연 어떤 집단인가?

프리덤 코커스는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의 건국 정신을 되살리는 목적을 두고 설립되었다. 정부가 자신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모든 미국인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낸다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책임감 있고 제한적인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더 보수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인 중서부의 교외와 농촌 지역 출신으로 회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지만 약 33명~ 4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작은 정부, 세금 감면, 개인의 자유’라는 우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집단으로써, 정책적으로도 트럼프와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는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믹 멀베이니를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에 임명해 프리덤 코커스와 연결고리를 만들기도 했다.

 

무산된 첫 입법안 트럼프케어, 오바마케어와의 차이점은?

공화당은 전체 하원 의석(435석)의 과반인 237석을 확보하고 있으나, 24일 트럼프케어는 하원 표결 통과를 위해 필요한 과반 인원 218명 확보에 실패하여 표결이 철회됐다. 약 30석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인데, 그 법안 통과를 가로막은 장본인들은 바로 프리덤 코커스로 알려지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에 시행한 제도로 과도하게 높은 의료보험료를 낮추고 무보험자를 감소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였다. 정책의 핵심 목표는 ① 전 국민 대상 건강보험가입 의무화, ② 저렴한 보험료로 무보험자에 대해 건강보험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2013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18~64세 성인의 무보험률은 43% 감소했으며, 미국인 무보험자 비율은 역사상 최초로 인구대비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초 낮은 보험 판매가 설정, 예상을 상회하는 의료비 지출 등으로 인해 보험료가 평균 25% 상승하여 ACA 폐지 여론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트럼프케어의 골자는 오바마케어의 완전 폐지와 함께, 전국민 가입 의무화 규정 폐지, 보험료 급등 방지이다. 건강보험 필요성은 인정하되 자유시장 원칙에 따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각 주의 법률에 의해 특화된 건강보험상품을 모든 주에서 판매토록 하여 보험회사간 경쟁을 증진시켜 보험료 급등을 막는 것이다. 또한 각 주에 메디케이드 보조금을 연방정부 정액 보조금제도로 편입하여 자금 오용과 낭비를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표결에서 ACHA가 당내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한 여러가지 이유 중에 하나로는 트럼프 케어를 ‘오바마 케어 라이트’ 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즉 오바마 케어를 다소 약하게 수정했다 라는 의미인데, 트럼프가 기존의 유병자의 경우 보험가입 거절 금지조항을 유지시킬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그 이유로 판단된다. 그들은 “누구도 자기 의사에 반한 보험 구매를 강요 받아서는 안된다” 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2010년 ACA 제정 이후로부터 이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약 60회 이상 다양한 시도를 해온 집단이기 때문이다.

프리덤 코커스_그림1

 

프리덤 코커스에 주목해야하는 이유

문제는 프리덤 코커스는 2015년 설립된 이후 ‘절대 안 돼 코커스(hell no caucus)’란 별명이 있을 만큼 비타협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공화·민주 양당이 거의 반반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미국 의회에서 약 30명의 회원이 똘똘 뭉쳐 이번 트럼프 케어 좌초 건 이외에도 여러 번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왔다.

그 예로 불법 체류자, 낙태 등의 이슈에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며 공화당 지도부와 충돌해왔으며, 2015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이민개혁법에 반발해 미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끝까지 승인해주지 않음으로써 정부를 폐쇄 위기로 몰고 가기도 했다. 당시 공화당을 이끌었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 대해서는 “오바마에게 협력한다”는 이유로 프리덤 코커스가 직접 해임 건의안을 발의해 그해 9월 결국 경질 시켰다. 이번에도 프리덤 코커스 설립자 중 한 명인 짐 조던 의원은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우리의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프리덤 코커스의 비타협적인 성향이 계속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공약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는 전반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수출엔 세금을 깎아주고 수입품엔 세금을 늘리겠다는 국경세에는 회의적이다. 또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에 대해서도 “재정 적자를 늘릴 우려가 있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세제개혁 과정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제 개혁도 공화당 내부 반대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원에서는 린지 그레이엄, 제프 플 레이크, 마이크 리 등 이미 8명 정도의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인세, 소득세를 모두 감면하는 세제 개혁이 비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Journalist’s Opinion

단기적으로는 새 중점 과제인 세제 개혁안이 트럼프 정책의 본 무대일 것이다. 트럼프 케어 표결 철회로 인한 시장의 우려가 발생하였으나, 이후 정책 기대감에 다시 한번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케어에 대한 표결이 ‘부결’이 아닌 철회되었다는 점과, 므누신 재무장관의 새제 개혁안 통과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미국 정책 기대감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즉 트럼프 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기 보다는 정책 불확실성이 연장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트럼프 케어에 이어 세제 개혁안 역시 프리덤 코커스를 비롯한 당내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동이 걸린다면, 그로 인한 실망감은 급속도로 확대되어 미국 증시가 트럼프 케어 좌초 때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S&P 500 지수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누적 순매수는 동행(0.9)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트럼프 정책에 대한 의구심으로 미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시에,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도 약화될 수 있다. 그 결과 최근 新 박스권 (2160 ~ 2080)에 머물고 있는 한국 증시 역시 하락 조정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후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코스피 상승 모멘텀 약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연초 이후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끈 요인 중에 하나는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주도적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랠리에 따른 미국 증시 호조와 한국 기업의 호실적 전망으로 인해 연초부터 국내로 유입되었던 외국인 매수세는 약 5.4조원에 이르며 외국인 매매비중이 사상 최대치(32%)에 이르고 있다.

과연 감세정책에는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의 세제개혁안에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조만간 발표될 무누신 재무장관의 개혁안이 그들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지, 수정을 거치게 될지 등에 대해서, 그리고 그 결과 당내 과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Key Terminology

  • 프리덤 코커스 : 미국 공화당 내 초 강경파 하원의원들의 모임
  • 캐스팅 보트 : 의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결 수가 동일한 경우 의장이 가지는 결정권
  • 메디케이드(Medicaid) : 미국 국민 의료보조제도로서, 65세 미만의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제도
  • 메디케어(Medicare) : 미국에서 65세 이상 된 사람에 대한 노인 의료 보험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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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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